소설 두들기기

Creative Note 2019. 11. 14. 12:17

 

 

재판 장면을 두들기기 위해서 여러가지 들여다 봤지만,

특별히 도움이 된 건 거의 없다는 게 슬프다. 자문을 구하고 이야기를 두들기면서도

내가 느끼는 것은 지독한 무료함과 지루함 그리고 가슴 한 구석의 답답함이다.

 

지금 두들기고 있는 에피소드 문제는 아니다.

글 전체를 꿰뚫는 이야기로 봐야할까.

내가 그리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사람들이 잘 이해하지 못하리라는 것은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당시에' 최저치로 떨어뜨린 이야기조차 사람들이 어렵다고 말할 때는 근본적인 내 문제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내 주변 사람들은 너무 '쉽다'고 걱정을 할 정도였으니까.

지금은 정말로 매우 쉽게 쓰고 있다. 쉽다는 주체는 글을 작성하는 내가 아닌 보는 사람에게 '쉽다'는 것이다.

그래. 정말로 쉽게. 사실 뉘앙스의 문제이긴 하나, 쉬운 것은 나쁜 것이 아니다.

그러나 쉬운 것을 강요하고 쉽지 않은 것을 깎아내리며 으르렁거리는 족속들을 보고 있자면, 

또 그것이 당연한 권리인양 말하는 이들을 보고 있자면 정말 씁쓸하기 그지 없다.

폭력적인 방식으로 이 권리를 주장하는 머저리들의 두개골을 깨트리고 싶을 정도로.

 

이들은 부끄러움을 모르는 것일까?

사실 부끄러움을 안다면 그리 당당하지도 못하겠지.

이 바닥을 훑으며 정말 많은 걸 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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